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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과 색동저고리 : 전통 속의 봄을 입다

by koreaminc 2025. 3. 1.

전통 색동저고리
색동저고리[사진출처=한국민속대백과사전]

 

2025년 3월 5일은 경칩입니다. 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시기로 알려져 있죠. 한자로는 “驚蟄”이라 표기하며, ‘땅 속에 들어가 동면하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경칩은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농경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에 중요한 절기로 여겨졌습니다. 그렇다면 경칩에 왜 색동저고리를 입었을까요? 이 풍습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경칩을 어떻게 보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경칩에 색동저고리 입는 이유

색동저고리는 알록달록한 색상이 특징인 전통 한복의 한 종류로, 주로 어린아이들이 입었습니다. 경칩은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고 새싹이 돋아나는 때입니다. 색동저고리의 다채로운 색상은 이러한 생명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의미와 맞닿아 있죠.

우리 조상들은 강렬한 색상이 악귀를 물리친다고 믿었습니다. 색동저고리의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등은 액운을 막고 복을 불러오는 색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경칩 같은 절기에 어린아이들에게 입혀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고 해요. 오방색의 조화로운 사용은 의복을 통해 상서롭지 못한 기운을 막아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색동저고리의 다양한 색상은 자연 속에서 피어나는 꽃과 새싹의 색을 닮아, 자연과 하나 되는 기쁨을 표현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이들은 경칩에 색동저고리를 입고 집안의 어른들과 절기 행사를 함께하며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풍습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개구리·뱀과 관련된 속신

옛날 사람들은 경칩에 개구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날씨를 점쳤습니다. 개구리가 일찍 나오면 따뜻한 봄이 일찍 오고, 늦게 나오면 봄이 더디 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또한, 뱀이나 벌레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집 주변에 짚이나 재를 뿌리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경칩에는 액운을 막고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집안에 부적을 붙이거나 향을 피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경칩 무렵에는 농사에 필요한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의식도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함께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경칩에 즐겨한 놀이

경칩은 따뜻한 봄기운을 맞이하는 시기인 만큼, 여러 가지 놀이가 함께 이뤄졌다고 해요. 겨울 동안 실내에서 지냈던 아이들은 경칩이 되면 들판에서 '연날리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높이 날아오른 연은 액운을 막아주고,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또 명절 놀이로 잘 알려진 '널뛰기'도 경칩 같은 절기에도 즐겨 행해졌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색동저고리를 입고 널뛰기를 하면 건강과 행복이 깃든다고 여겼습니다. 땅을 이용한 놀이인 '땅따먹기'는 경칩 무렵 아이들이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였다고 합니다.

경칩은 새롭게 깨어나는 자연의 기운을 맞이하는 중요한 날인 만큼 우리 조상들은 색동저고리를 입혀 아이들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고, 농경 생활을 준비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실천해 왔던 거죠. 오늘날에는 경칩에 관련한 전통이 희미해졌지만, 경칩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