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 전통 ‘장석 공예’, 나무와 쇠의 조화

by koreaminc 2025. 2. 6.

장석 공예[사진 출처=국립중앙박물관]


오래된 가구에서 발견한 숨은 이야기
어릴 적, 할아버지 댁에 가면 늘 그 자리를 지키던 가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없지만 어렸을 적 시각에선 묵직한 나무로 만든 장롱과 반닫이, 그 위에 정교하게 새겨진 금속 장식들. 당시에는 그저 반짝이는 장식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것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학창 시절 한국사 수업을 듣던 중 ‘장석(欌釋) 공예’라는 단어를 접하고 그 순간 어릴 적 보았던 할아버지 댁의 가구가 떠올랐습니다. 반닫이의 문을 여닫을 때마다 손끝에서 느껴졌던 금속의 차가운 감촉, 정교한 문양 등을 추억하며 장석 공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장석 공예란? 가구의 품격을 완성하는 금속 장식
장석 공예란 목가구의 경첩, 손잡이, 장식 등을 금속으로 제작하여 가구에 붙이는 기술을 말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놋쇠(황동), 백동(구리와 아연 합금), 철을 이용해 제작됐다고 해요. 이러한 금속으로 가구의 내구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적인 요소도 더해졌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사용하는 장석의 재질과 디자인이 달랐다고 합니다. 양반 가문에서는 백동이나 은장식을 사용해 화려한 느낌을 더했고, 서민층에서는 주로 놋쇠나 철제 장석을 사용했죠. 
장석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집안의 품격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문양 또한 각기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박쥐 문양은 ‘복(福)’을 상징하여 장롱이나 반닫이에 자주 사용됐고, 고결함과 장수를 의미하는 매화나 국화 문양은 귀족 가문의 가구에 주로 사용됐다고 해요. 연꽃 문양은 사찰 가구에서 많이 활용됐다고 합니다. 이를 보면 장석 공예는 공간 문화와 이에 따른 철학이 반영된 전통 공예라고 생각됩니다.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예술
장석 공예는 단순한 금속 장식이 아니라, 오랜 세월 한국인의 생활과 함께해 온 전통 기술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가구뿐만 아니라 궁궐 문짝, 사찰 문고리, 장신구 등에도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장석 공예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로 해요. 예전에 직접 체험도 해봤던 기억이 납니다. 작은 망치와 정을 들고 얇은 금속을 두드리며 문양을 직접 새기죠. 이처럼 장석 공예는 기계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닌 듯합니다. 철저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장인의 손을 통해만 진짜 장석이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장석 공예의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타출(打出), 선각(線刻), 투각(透刻) 등이 있습니다. 타출 기법은 금속을 망치로 두드려 입체적인 무늬를 만드는 방식이고, 선각은 얇은 금속 표면에 선을 새기는 방식입니다. 또 투각은 금속을 일정한 패턴으로 잘라내어 문양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해요. 
이러한 전통 기법은 수작업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완성된 작품은 그만큼 정교하죠. 

현대에서 재해석되는 장석 공예
장석 공예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지만, 다행히 현대 디자이너들과 공예가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이를 재해석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장석 공예를 활용한 모던 인테리어 소품이나 현대식 가구가 등장하고 있죠. 한 전통 공예 브랜드에서는 장석 문양을 활용해 명함 케이스, 조명 디자인, 액세서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서울과 부산 등지의 전통 공방에서는 장석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일반인들도 장석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도 직접 체험해 보았는데, 얇은 금속을 두드려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고 섬세한 기술을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장석 공예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현재 장석 공예를 계승하는 장인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후계자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해요. 장석 공예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담긴 예술품입니다. 여러분은 장석 공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