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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모시, 왜 여름철 최고의 직물인가?

by koreaminc 2025. 2. 17.

한산 모시
한산모시관에 전시된 한산 모시로 만든 현대 모시 제품[사진출처=한산모시관 홈페이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직물인 한산 모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될 만큼 문화적 가치가 높습니다. 모시는 문헌상 통일신라 때부터 현대까지 이어져 온 귀한 섬유로, 통기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여름철 옷감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산 모시는 한산에서 만드는 모시로 다른 지역이 비해 품질이 우수하고 섬세하다고 해요. 섬세한 직조 방식과 장인의 손길로 완성되는 한산 모시는 단순한 의류용 직물을 넘어, 한국의 전통과 실용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문화유산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한산모시 짜기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죠.

전통과 실용성을 담은 한산모시

한산 모시는 탁월한 통기성과 흡습성을 갖춘 대표적인 여름 소재입니다. 얇고 가벼운 섬유 구조 덕분에 몸에 달라붙지 않고 땀을 빠르게 흡수하여 쾌적한 착용감은 일품이죠. 일반적인 면이나 린넨보다 더 우수한 통기성을 높고,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도 시원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어, 한 번만 입어 본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한산 모시는 내구성이 뛰어난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멋스러워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섬유는 세탁과 사용을 반복할수록 닳고 약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한산 모시는 사용할수록 더욱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운 광택이 더해집니다. 모시 한복을 물려받아 입을 정도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죠.

또한, 한산 모시는 자연 친화적인 섬유입니다. 모시풀을 원료로 하여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고, 재배 과정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환경 부담이 적습니다. 최근 친환경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지속 가능한 섬유로서의 가치도 높죠.

한산 모시의 미적 감각 또한 뛰어납니다. 섬세하게 짜인 직물 사이로 비치는 은은한 투명감이 모시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 때문에 전통 한복뿐만 아니라, 모던한 여름 원피스, 블라우스, 스카프, 테이블 러너 등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한산 모시의 제작 과정

한산 모시는 오랜 기간 전통적으로 제작되어 온 직물로, 저포 또는 저치라고도 불립니다. 한산 모시는 재배와 수확, 태모시 만들기, 모시 째기, 모시 삼기, 모시굿 만들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모시표백 순 등을 거쳐 완성됩니다.

먼저, 모시풀을 재배하여 적절한 시기에 수확합니다. 모시풀은 다년생 작물로 뿌리쪽 줄기가 황갈색으로 변하고, 밑의 잎이 시들어 마를 때 수확하게 됩니다. 보통 1년에 세 차례 수확하며, 두 번째 수확한 모시가 가장 품질이 좋습니다.

수확한 모시풀은 줄기에서 겉껍질을 벗기고, 속껍질을 이용하여 태모시를 만듭니다. 이를 하루 동안 물에 담가 말린 후, 다시 적셔 실의 올을 하나하나 쪼개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모시 째기라고 하며, 모시올을 이어 실을 만드는 과정을 모시 삼기라고 합니다. 한산 모시는 균일한 실을 만드는 기술이 우수하여 고품질의 모시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실은 일정한 크기로 다듬어 모시굿을 만들고, 날실을 정리하여 모시날기를 진행합니다. 이후, 날실에 풀을 먹이는 모시매기 과정을 거친 후, 베틀을 이용하여 모시를 직조합니다. 직조 과정에서는 실의 굵기와 직물의 새수를 조정하여 원하는 품질의 모시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조된 모시는 물에 적셔 햇볕에 여러 번 말리는 표백 과정을 거칩니다. 이를 통해 한산 모시 특유의 맑고 깨끗한 흰모시인 ‘백저포’가 완성됩니다.

한산 모시의 관리법

한산 모시는 그 특성상 관리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면이나 합성섬유보다 섬유의 조직이 성글고 힘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세탁과 보관이 필요합니다.

한산 모시는 손세탁이 가장 적합합니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조물조물 세탁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세탁 후에는 비틀어 짜지 말고, 수건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제거한 후 그늘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모시는 햇빛을 오래 받으면 변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림질을 할 때는 모시 특유의 자연스러운 주름을 살리면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완전히 마른 상태보다 약간의 습기가 있는 상태에서 낮은 온도로 다림질하면 자연스럽고 우아한 광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모시의 구김을 줄이고 싶다면, 다림질 전에 물을 살짝 뿌려서 촉촉하게 만든 후 다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보관 시에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두거나, 접어서 보관할 경우 한지나 천을 사이에 끼워 습기를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방충제를 사용하여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하며, 특히 습한 여름철에는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산모시축제서 역사를 입어보자

 

한산 모시는 단순한 섬유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문화유산입니다.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로는 매년 열리는 ‘한산모시문화제’가 있습니다. 이 축제는 매년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 열리죠. 한산 모시문화제에서는 모시짜기 체험, 전통 의상 패션쇼, 모시 제품 전시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진행됩니다. 특히, 모시 짜기 체험은 방문객이 직접 모시 직조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장인이 전통 베틀을 사용하여 한 올 한 올 모시를 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침구류, 에코백, 스카프, 양산 등 모시를 활용한 다양한 생활용품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산모시관에서 한산 모시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한산 모시는 단순한 옷감이 아닙니다. 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 공예품이자, 친환경적이고 실용적인 직물로써 오늘날에도 여전히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죠. 여름철 최고의 직물이라 평가받는 한산 모시. 올해 다가올 여름을 대비해 가볍고 시원한 한산 모시로 특별한 멋을 더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