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병풍의 종류 : 용도, 주제, 형식에 따른 구분

한국 병풍

 

우리나라 전통 병풍은 실내 공간을 장식하거나 바람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는 전통 가구의 하나로, 조선 시대부터 발전해 왔습니다. 왕실에서 사용되던 화려한 궁중 병풍부터, 학자의 방을 채우던 서예 병풍까지 다양한 형태의 병풍이 존재합니다.

용도에 따른 병풍의 종류

병풍은 용도에 따라 궁중 병풍, 사대부 병풍, 민속 병풍, 의례용 병풍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궁중 병풍은 왕실에서 사용되었으며, 국왕의 즉위식이나 연회와 같은 공식 행사에서 활용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월오봉도' 병풍이 있죠.

사대부 병풍은 양반 가문에서 학문과 예술을 즐기기 위해 제작되었으며, 서예나 문인화, 산수화 등이 주로 그려졌습니다. 특히 학문적 이상을 담은 서화 병풍이 널리 사용되었죠.

민속 병풍은 일반 서민들이 실생활에서 활용한 병풍으로, 길상 문양이나 민화가 그려져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책가도' 병풍이 있으며, 이는 학문과 출세를 염원하는 서민들의 소망이 반영됐습니다.

또한, 혼례식이나 제례, 회갑연과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 사용되는 의례용 병풍도 존재하며, 가례에서 쓰인 '합환 병풍'과 조상을 기리는 '제례 병풍'이 있죠.

주제에 따른 병풍의 종류

병풍의 주제 또한 다양하게 나뉩니다. 길상 병풍은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십장생도' 병풍이 널리 사용됐다고 해요. 이 병풍에는 해, 달, 소나무, 거북이, 학 등 장수와 불사의 상징이 등장합니다.

산수화 병풍은 자연경관을 묘사한 작품으로, 산과 강, 폭포, 나무 등이 조화를 이루어 배치되며, 문인들이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을 동경하며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화조화 병풍은 꽃과 새를 그린 병풍으로,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국화, 매화, 모란 등의 꽃과 함께 공작, 학, 꿩 등의 새가 등장합니다.

또한, 인물화 병풍은 역사 속 인물이나 신화 속 인물을 묘사한 작품으로, 중국 고사에서 유래한 ‘곽분양행락도’ 병풍이 대표적입니다. 이 병풍은 부귀와 영화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예 병풍은 한문 명구나 시구, 경구 등을 서예로 적어 만든 것으로, 조선 시대에는 학문을 중시했던 만큼 문인과 학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형식에 따른 병풍의 종류

형식적인 면에서도 병풍은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폭 수에 따라 2폭에서 12폭까지 존재하며, 2폭 병풍은 작은 공간에서 사용되거나 책상 위에 올려놓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4폭 병풍은 가정에서 자주 사용되며, 실용성이 높고 공간을 아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6폭 병풍은 궁중과 사대부 가문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며, 8폭 병풍은 크기가 크고 격식 있는 행사에서 주로 활용되었습니다. 10폭에서 12폭에 이르는 병풍은 왕실과 대형 행사에서 사용되며, 장식적 의미가 강한 특징을 가집니다.

또한, 병풍은 제작에 사용된 재료에 따라서도 구분되는데, 한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서예를 적어 만든 종이 병풍, 비단 위에 정교한 채색화를 그려 고급스럽게 제작된 비단 병풍, 그리고 비단에 자수를 놓아 제작한 자수 병풍 등이 있습니다. 자수 병풍은 궁중과 양반 가문에서 주로 사용됐다고 해요.

 

'병풍 공예'에 담긴 이야기

 

왕권 상징 ‘일월오봉도’ 어디서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