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9

한국 전통 ‘장석 공예’, 나무와 쇠의 조화 오래된 가구에서 발견한 숨은 이야기 어릴 적, 할아버지 댁에 가면 늘 그 자리를 지키던 가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없지만 어렸을 적 시각에선 묵직한 나무로 만든 장롱과 반닫이, 그 위에 정교하게 새겨진 금속 장식들. 당시에는 그저 반짝이는 장식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것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학창 시절 한국사 수업을 듣던 중 ‘장석(欌釋) 공예’라는 단어를 접하고 그 순간 어릴 적 보았던 할아버지 댁의 가구가 떠올랐습니다. 반닫이의 문을 여닫을 때마다 손끝에서 느껴졌던 금속의 차가운 감촉, 정교한 문양 등을 추억하며 장석 공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장석 공예란? 가구의 품격을 완성하는 금속 장식 장석 공예란 목가구의 경첩, 손잡이, .. 2025. 2. 6.
발끝에서 전해지는 민속의 흔적 한국 ‘전통 짚신’ 선조들의 발걸음을 지탱한 짚신  요즘 전통 짚신(草鞋)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대부분 직접 신어본 적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과거에는 흔한 물품이었지만 지금은 전통 공예품 판매점 이외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죠. 하나 짚신은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에서 가장 친근한 물품이었습니다. 볏짚이나 삼베, 칡줄기 등을 엮어서 만든 우리나라의 전통 신발 ‘짚신’. 그 기원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삼국시대 유적에서도 짚으로 엮은 신발의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고려와 조선 시대에 이르러 짚신은 서민들이 가장 흔히 신었던 신발로 자리 잡았습니다. 양반들은 가죽으로 만든 화(靴)나 목(木)으로 만든 나막신을 주로 신었습니다. 반면, 서민들은 짚신을 주로 착용했.. 2025. 2. 5.
2025년 ‘입춘(立春)’ 한파 속에도 새봄을 열어봐요 오늘은 입춘(立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입춘은 음력 24 절기 중 첫 번째 절기죠.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날입니다. 최근 매서운 한파에 2025년 입춘이 머뭇거리는 듯 하지만 이 시기를 기점으로 날이 풀리고 봄기운이 감돌기를 기대해 봅니다.    봄의 시작, ‘입춘대길, 건양다경’ 기원 ‘입춘(立春)’이라는 말 자체가 ‘봄이 선다’ ‘봄이 시작된다’ 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로부터 농경 사회에서는 입춘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입춘은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라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의미하고 있죠. 통상 양력 2월 초순 경에 해당하며, 이때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여겨졌습니다. 입춘은 중국에서 유래한 절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중요한 시기로.. 2025. 2. 4.
예법의 도구 ‘제기’, 어디까지 알고 있니? 제기(祭器)는 제사 음식과 술을 담는 용기로, 조선 시대 유교적 가치관이 담긴 필수적인 의식 도구죠. 과거 종묘와 사직이 나라의 근간을 이뤄던 점을 살펴보면 제사 의식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전통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제사 의식에서 사용된 제기(祭器)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예법의 도구로, 제기의 재료, 형태, 장식에는 각각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예법과 조화 강조되는 제기  조선 시대에는 유교적 예법이 강화되면서 제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제기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고 해요. 제사의 기본 요소인 '반(飯)', '갱(羹, 국)', '갱기(羹器, 국을 담는 그릇)'은 조상님께 올리는 식사를 상징하며, '잔(盞)'과 '잔대(盞臺)'는 술을 올리는 중요한 의식 도구입니다. 크게는.. 2025. 2. 3.
왕권 상징 ‘일월오봉도’ 어디서 왔을까?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는 조선시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병풍 그림입니다. ‘일월’은 해와 달을, ‘오봉’은 다섯 개의 봉우리를 의미하죠. 음양오행 사상 즉 우주의 균형과 자연의 조화를 나타내며, 왕이 이러한 조화 속에서 통치해야 한다는 이념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왕의 권위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는 의식 속에서 일월오봉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왕의 존재 자체로 여겨졌습니다.    일월오봉도는 언제 나타났을까 일월오봉도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고려 시대부터 유사한 그림이 존재했으며 조선 태조(1392~1398) 때부터 본격적으로 왕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질 뿐입니다. 다만, 조선시대의 궁중 회화를 담당했던 도화서(圖畫署)에서 왕실을 위해 일월오봉도를.. 2025. 2. 2.
'병풍 공예'에 담긴 이야기 병풍(屛風)은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전통 가구이자 예술품입니다. 바람을 막고 공간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 실용적 장식품으로 사용 돼왔죠. 병풍의 기원은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전파됐다고 합니다.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며 병풍은 단순한 실내 장식품을 넘어 왕실과 사대부 권위를 상징하는 예술 작품으로 발전했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이 왕의 권위를 상징했으며, 혼례식이나 제례에서도 중요한 의례용으로 사용됐습니다.  ‘골격-배접-테두리’ 과정 거치는 병풍  병풍은 여러 장의 종이나 비단을 연결하여 접이식으로 제작됐습니다. 병풍에는 주로 화조도(花鳥圖), 산수화, 문자도, 민화 등이 그려지죠. 병풍의 틀을 만드는 골격 제작이 과정의 시작입니다. 전통적으로 목재를 사.. 2025. 2. 1.
손끝에서 피어나는 예술 ‘화문석 공예’ 화문석(花紋席)은 우리나라 전통 돗자리입니다. 화려한 꽃무늬와 섬세한 짜임새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있죠. 화문석은 단순히 바닥을 덮는 돗자리의 역할을 넘어, 장식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난 공예품이죠.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에까지 공예품으로 가치를 인정받아왔습니다. 무엇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화문석 공예는 과거의 기술과 아름다움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들고 있습니다.   화문석 제작은 어떻게? 화문석은 전통적으로 왕골이라는 식물을 사용해 제작됩니다. 왕골은 촉감이 부드럽고 내구성이 뛰어나 돗자리 재료로 적합하다고 해요. 왕골을 깨끗이 씻고 말리는 작업은 화문석 제작의 시작입니다. 건조된 왕골은 일정한 두께로 잘라 염색한 뒤, 문양에 따라 색상을 나누어 짜임 작업으로 이.. 2025. 1. 31.
말 안장에서 현대 패션까지, ‘가죽 공예’ 전통 가죽 공예는 실용성을 중심으로 발전돼 왔습니다. 중요한 생활필수품과 군사 장비 제작에 사용돼 왔죠.  삼국시대부터 말을 이용한 교통과 군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가죽으로 만든 말안장과 장비가 발전했습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는 가죽 공예가 더 정교해지면서 병사의 갑옷, 신발, 가방 등 다양한 용품으로 확대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왕실과 귀족들은 가죽으로 만든 고급 장신구와 장식품 소비됐죠. 이처럼 전통 가죽 공예는 폭넓게 사용돼 오는 등 기술과 예술성이 결합된 한국 전통 공예의 대표적 분야죠.  전통 가죽 공예 기술과 제작 과정 전통 가죽 공예는 가죽을 가공하고 다듬는 기초적 공정이 제품 완성도를 좌우한다고 해요.  가죽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소가죽이나 말가죽 같은 고급 재료가.. 2025. 1. 30.
유기그릇에서 장신구까지 ‘전통 금속공예’ 우리나라 전통 금속공예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통해 발전하며 일상생활에까지 그대로 녹아있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금속공예는 단순히 그릇이나 장신구를 만드는 기술은 하나의 예술품이죠. 조선 시대를 거치며 유기(鍮器)와 놋그릇은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대표적인 금속 공예품입니다.  유기와 놋그릇 어떻게 만들어지나 유기와 놋그릇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하여 제작됩니다. 그 과정은 섬세하죠. 제작 과정은 크게 주조, 다듬기, 연마, 옻칠의 단계를 거칩니다. 먼저, 구리와 주석을 일정 비율로 섞어 녹이고 이를 틀에 부어 주조합니다. 주조된 금속은 장인의 손길로 다듬어지며, 표면이 부드럽고 균일하도록 연마됩니다. 옻칠을 하여 광택을 더하고 내구성을 높입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하.. 2025. 1. 29.
전통 건축에 깃든 색채 예술 ‘단청 공예’ 우리 전통 공예 '단청'단청(丹靑)은 한국 전통 건축에서 기둥, 대들보, 천장 등의 표면에 다양한 색채와 문양을 그려 넣는 독특한 기술입니다. 단청은 단순히 건축물의 장식과 상징 이외에도 목재를 보호하는 기능도 했습니다. 단청에 사용된 색상과 문양에는 우주의 원리와 조화를 상징하는 나름의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단청의 색채와 문양 의미는 단청은 전통적으로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다섯 가지 색을 사용합니다. 이들 다섯 가지 색은 음양오행 사상을 반영해, 자연과 인간을 조화를 상징한다고 해요. 청색은 나무와 봄을, 적색은 불과 여름을, 황색은 흙과 중심을, 백색은 금속과 가을을, 흑색은 물과 겨울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단청의 문양은 연꽃, 봉황, 구름, 용과 같은 상징적 이미지.. 2025. 1. 28.